[美공화 경선기류 난기류]"매케인 부상 고민되네"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미국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후보 경선 가도에 이변이 일어났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난주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기 때문. 뉴햄프셔주는 미국 50개주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 2월1일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곳이어서 상징성을 갖는다.

매케인 의원의 부상(浮上)은 ‘한 명의 공주(부시 주지사)’와 ‘다섯 명의 난쟁이(매케인 등 다른 후보들)’라는 경선구도를 유지하며 일찍부터 부시 주지사로 대세몰이를 해온 공화당의 대선전략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이같은 반전(反轉)은 매케인 의원이 잘 해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부시 주지사가 TV토론이라는 첫 시험대에서 지지자들을 실망시켰기 때문.

게다가 공화당 내부에서는 부시 주지사가 당내 예비선거는 그런대로 통과해도 본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후보로 유력시되는 노련한 앨 고어 부통령과 TV토론에서 맞붙으면 부시가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

그렇다고 공화당의 전통적 노선과는 다른 매케인을 지지하기도 어려워 공화당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매케인은 현역의원이면서도 갈라먹기식 연방예산 배정에 반대하고 선거자금법 개정에 앞장서는 등 기성정치 반대 캠페인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매케인이 뉴햄프셔주의 기세를 다른 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뉴햄프셔주와 고향인 애리조나주를 빼면 그의 지지도는 아직까지 부시에게 큰 차이로 뒤져 있다. 선거인단 규모가 큰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의 당내 예비선거(3월7일)가 최대 분수령. 그에 앞서 열리는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니아 미시간 애리조나 등 4개주의 예비선거에서 얼마나 선전할 것이냐가 매케인의 당면과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