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즈니 주민 대탈출…러, 체첸에 최후통첩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포위한 러시아군이 주민들에게 11일까지 탈출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내자 주민들의 대탈출이 시작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및 이슬람회의기구(OIC) 국가들은 러시아에 최후통첩 철회를 촉구했다.

러시아군은 6일 그로즈니에 공중 살포한 전단을 통해 앞으로 어떠한 협상도 없으며 주민들이 11일까지 그로즈니를 떠나거나 항복하지 않을 경우 반군으로 간주해 전원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따라 그로즈니 주민들은 러시아군이 개방한 피란 통로를 따라 안전 지대인 페르보마이스크 마을 쪽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러시아 민영 NTV가 7일 전했다.

러시아 이민국은 그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30여만명의 그로즈니 주민 대부분이 탈출했으며 대부분이 노약자인 잔류 주민 4만여명 가운데 2만∼3만명이 11일까지 추가탈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6일 러시아가 피란 시한을 설정한 것은 노약자와 부상자 등 그로즈니를 떠날 수 없는 민간인들에 대한 협박이라며 향후 군사조치가 있다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외무장관들도 최후통첩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50개 이슬람국으로 구성된 OIC 대표들도 6일 외교적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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