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포럼]세계銀부총재 "정부주도 재벌개혁 무리"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조지프 스티글리츠세계은행(IBRD)수석부총재는 3일 “기업의 사활은 경영주가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정부 주도의 재벌개혁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이날 한국의 국제통화기금(IMF)체제 2년을 맞아 한국개발연구원(KDI)주최로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 “정책결정 과정에는 민간의 의견이 반영돼야 하며 지금처럼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저금리 기조는 좀 더 유지돼야 한다”며 저금리정책을 지지했다.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는 대량생산과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위한 노동자 교육에 맞춰져 있는 교육제도를 지식기반사회의 도전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구조개혁과정에서 한국정부가 보여준 지도력은 일본보다 훨씬 강력했다”면서도 “금융과 기업의 구조개혁이 필요하긴 하지만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갑자기 제거하려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사카키바라교수는 특히 “기업의 부채비율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는 시장에 맡겨야 하며 (한국정부가 기업에 목표로 제시한) 200%라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소득분배구조 악화와 재정적자라는 부정적 결과가 나타났다”며 “생산적 복지제도를 확충하고 재정긴축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는 학계 금융계 언론계 등 각계인사 600여명이 참석했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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