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필립공 '인도비하발언' 누명…印 일간지 誤報로 곤욕

  • 입력 1999년 11월 18일 19시 04분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남편 필립공(78)이 종종 실언을 한 ‘전과’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인도 일간지 더 힌두는 16일자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고 있는 영국연방 정상회담에서 필립공이 인도를 비하하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엘리자베스여왕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에게 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태풍으로 1만명 가까이 숨진 데 위로의 말을 건네자 필립공이 끼어들면서 “인구가 10억인데 별문제가 되겠느냐”고 망언을 했다는 것.

뉴델리 주재 AP통신 기자는 신문기사를 인용해 이 내용을 세계에 타전했고 외국의 일부 신문은 AP를 인용해 다시 이를 보도하게 됐다.

하지만 이 기사는 누군가의 장난 때문에 생긴 오보였다고 AP통신은 17일 전했다.

더 힌두 편집진은 ‘해리시 K’란 이름으로 발송된 전자우편을 통해 이 내용을 전해 들었다. 더반에서는 마침 ‘해리시 카레’ 기자가 취재중이었기 때문에 그가 보낸 것으로 생각하고 신문에 실었다. 필립공은 8월에도 인도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는데다 5월에는 장애인을 농담거리로 삼은 적이 있어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고 여긴 것.

그러나 이 전자우편은 누군가 장난으로 보낸 것이었다. 카레기자는 전자우편을 보낸 적이 없었으며 필립공은 당시 엘리자베스여왕과 함께 있지 않았다. 더 힌두는 결국 17일자에 정정기사를 내보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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