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에 첫 민간인 국방장관…와히드, 정치분석가 임명

  • 입력 1999년 10월 26일 20시 02분


인도네시아에서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 국방장관이 등장했다.

45년 독립 이후 첫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압두르라만 와히드 대통령은 26일 새 내각을 구성, 정치분석가 주워노 수다르소노를 국방장관에 기용하는 등 내각의 군부 비중을 크게 줄였다.

수다르소노는 과거 정권에서 군부 두뇌집단의 멤버였던 인물. 민간인이 국방장관을 맡음에 따라 군과 경찰 조직이 분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외신이 전했다.군부 실세였던 위란토는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에서 물러나 정치안보담당장관이 됐다. 군총사령관에는 부사령관 위도도 아디수트지프토 해군제독이 임명됐다. 해군이 군총사령관에 오른 것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외신은 부패와 인권침해 등으로 비난받는 육군과 달리 해군은 비교적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와히드가 24일 ‘강한 해군’을 강조한 것도 이와 유관한 것으로 보인다.

와히드는 석유 등 자원을 관리할 석탄에너지장관에 밤방 유드호요노 장군을 임명하는 등 5명의 군인을 각료(전체 35명)로 등용해 군부를 약간 배려했다.

와히드는 정파와 민족을 초월한 거국내각을 구성, △재정장관에 이슬람계 국민수권당(PAN)의 경제고문 밤방 수디비요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할 경제장관에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부통령과 절친한 중국계 경제학자 크윅 키안 지에 △법무장관에는 집권당이었던 골카르당 부의장 마르주키 다루스만을 기용했다. 비(非)핵심 각료에는 이슬람계를 대거 등용해 선거 때의 지지에 보답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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