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장(武將) 후손 친선회’(회장 조중화·趙重華·78)는 임진왜란 종전 400주년을 맞아 21일 오후 2시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임진왜란 당시 양국 무장의 후손들이 만나 화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나라에서 행주대첩의 명장 권율(權慄)장군의 12대손인 영철(寧哲·71)씨와 이순신(李舜臣)장군의 15대손 재엽(載燁·29)씨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또 일본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파견군 총사령관이었던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의 후손 우키다 히데오미(宇喜多秀臣·59) 등 1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처음엔 어색한 모습을 보였으나 곧 웃음띤 얼굴로 악수하고 행주산성 내 충의정에서 임진왜란 종전 400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권씨는 기념사에서 “400년 전 조상들은 서로 총칼을 맞대고 싸울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 후손들은 묵은 구원(舊怨)을 말끔히 씻고 한일 우호관계의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우키다는 “조상들이 풀지 못한 응어리를 풀 수 있도록 초대해줘 고맙다”며 “우리가 두 나라 사이의 ‘우정의 다리’가 되자”고 다짐했다.
이번 행사는 임진왜란 연구 사학자인 조회장의 적극적인 주선으로 이뤄졌다.
2년 전부터 이 행사를 추진해온 조회장은 “양국 후손 가운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 이들을 설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만남이 한일간에 진정한 화해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