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전범 佛파퐁, 항소심직전 극비 출국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1분


지난해 4월 프랑스 보르도 지방법원 중죄법원에서 반인륜범죄로 10년형을 선고받은 프랑스 전범 모리스 파퐁(89)이 항소심 공판을 하루 앞둔 20일 비밀리에 출국한 것으로 밝혀져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파퐁측 변호사인 장 마르크 바로는 법원이 수감을 피하게 해 달라는 파퐁측의 요청을 지난주 기각, 구속이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파퐁이 출국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바로 변호사는 파퐁의 소재지 밝히기를 거부하면서 그에 대해 편파적인 법정 분위기가 정상화되면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인권단체들은 파퐁의 출국 사실에 분노하면서 프랑스 정부가 파퐁의 출국을 도와줬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파퐁은 2차대전 당시 독일의 괴뢰정권이었던 비시정권의 보르도지역 치안책임자로 일하면서 1560명의 유태인을 나치강제수용소로 보내는 데 앞장섰다. 종전 후 파퐁은 58년부터 67년까지 파리시경국장을 역임하고 레이몽 바르총리 밑에서 예산장관을 지냈다.

파퐁의 죄과는 81년 밝혀졌으나 프랑스 정부가 국론분열을 이유로 재판을 미뤄 지난해 판결이 내려졌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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