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새대통령 와히드 당선…독립후 첫 평화적 정권교체

  • 입력 1999년 10월 20일 23시 32분


인도네시아가 정부수립 54년만에 처음으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인도네시아 국민협의회(MPR)는 20일 오후 대통령 선거에서 이슬람계 7개 정당이 연합공천한 야당 국민각성당 당수 압둘라만 구스두르 와히드(59)를 인도네시아 네번째 대통령으로 뽑았다. 그동안 인도네시아의 정권교체는 전 대통령 수하르토의 65년 쿠데타에 의한 66년 실권장악이 유일했다.

이날 MPR는 와히드와 원내 제1당인 야당 민주투쟁당 당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52) 등 2명의 야당 후보만을 놓고 투표했다. 원내 제2당인 집권 골카르당은 논란 끝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MPR가 복수(複數)의 후보를 놓고 대통령선거를 치른 것도 45년 정부수립 이후 처음이다.

와히드는 MPR 재적의원 700명 중 691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373표를 얻어 당선됐다. 메가와티는 313표를 얻었다. MPR는 21일 부통령을 선출한다.

와히드는 “지금 우리는 승리했고 민주주의도 승리했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와히드는 이날 저녁 MPR 의사당에서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개혁을 바라는 인도네시아 다수 국민의 여망과는 달리 온건보수 성향의 와히드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인도네시아 정국은 상당기간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가와티의 낙선에 실망한 자카르타 시민 2만여명은 이날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시내 곳곳에서 경찰과 충돌해 여러 명이 부상했다.

이에 앞서 B J 하비비 대통령은 이날 새벽 골카르당 후보를 사퇴했다. 이어 골카르당은 아크바르 탄중 당의장을 새 후보로 지명했다가 철회했다.

〈자카르타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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