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현대미술관 '현대의 출발전',1880~1920년 작품비교

  • 입력 1999년 10월 17일 18시 49분


현대미술에 깊은 영향을 끼친 걸작들을 모은 의욕적인 전시회가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이 1880년부터 1920년까지의 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현대의 출발’전. 7일 개막됐으며 2000년 2월까지 계속된다.

현대 미술가들이 19세기말과 20세기 초 작가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살펴봄으로써 또 다시 세기말에서 세기초로 가는 시점에서 미술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연대별 전시가 아니라 공통주제끼리 묶음으로써 같은 소재를 다룰 때의 차이점 등을 살펴 볼 수 있게 했다.

예를 들어 반 고흐의 ‘슬픔’(1882)의 경우 다른 작품과의 비교 전시를 통해 종교화처럼 내면의 슬픔을 표현하기 위해 아래쪽으로 몸을 숙인 여인을 그리던 전통적인 기법에서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게 했다.

반면에 조르지오 드 키리코의 ‘그레이트 메타피지션’(1917)의 경우 기존 전통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인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기법을 통해 인물을 표현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그린 ‘희망Ⅱ’(1907∼1908)에서는 인물의 형상 그 자체보다 여인의 드레스가 지닌 화려한 색과 차림새가 더 매혹적이라는 평을 듣는다. 이처럼 대상의 형상 뿐만 아니라 그 형상을 둘러싼 전체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도 전시된다. 사물의 형상 뿐만 아니라 주변 효과를 통해 보다 명확히 주제를 전달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또한 이 전시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작가들이 어떤 감정의 차이를 보였는지도 보여준다. 에드바르트 뭉크의 자화상(1895)은 격한 감정을 전해주는 반면, 비슷한 시기의 테오 반 라이셀버그의 자화상(1888∼1889)에 나타나는 공허한 눈동자는 몽상적인 느낌을 준다. 전통적인 소재인 목욕하는 사람, 무희, 배우 등을 각 작가가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알아 볼 수 있다. 이밖에 마티스, 피카소 등의 회화 및 조각 작품, 카르티에 브레송 등 사진작가들의 작품 등도 전시된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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