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빈곤 현황]13억명 하루 1달러이하로 연명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세계경제의 성장이 빈곤을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럴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아니다. 90년대 들어 선진국과 후진국, 부자와 빈자 사이의 빈부 격차가 심화됐다.

세계은행 제임스 울펀슨 총재와 조지프 스티글리츠 부총재는 지난달말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에 공동기고한 글에서 “성장이 빈곤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60년에는 세계에서 재산보유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30배의 재산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74배가 됐다.

빈부격차만 커진 것이 아니다. 절대빈곤층이 늘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인구의 절반인 30억명이 하루에 2달러(2400원)에도 못 미치는 생계비로 연명했다. 그 가운데 13억명은 하루 1달러(1200원)의 생계비도 쓰지 못했다. 하루 1달러 이하로 사는 사람이 87년에는 12억명이었다. 11년 만에 1억명이 늘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세계에서 8억명이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이 최소한의 영양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130억달러(15조7000억원)가 소요된다. 미국과 유럽의 동물애호가들이 연간 동물먹이를 사는 돈만도 130억달러를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지난달말 합동 연차총회에서 ‘빈곤과의 전쟁’을 21세기 최대과제로 설정하고 최빈국 부채 270억달러를 탕감하기로 결정했다. 획기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빈곤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인가.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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