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교육]사토 마나부 도쿄大교수

  • 입력 1999년 10월 3일 20시 21분


학급붕괴가 제기된 초기에는 학생들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됐다. 그러나 지금은 교육시스템 전체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도쿄(東京)대 사토 마나부(佐藤學)교수는 학급붕괴는 곧 ‘학급왕국의 붕괴’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교사가 학급내의 부(部)나 학급회 등을 통해 학생을 원격조종하던 ‘학급왕국’의 시대착오적 시스템이 무너져 이제는 통하지 않게 됐음을 뜻한다는 것. 따라서 “40명의 학급을 교사 혼자서 칠판과 분필만으로 ‘밀실통제’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점을 빨리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토교수는 학급담임제를 학년담임제로 바꿔 여러 명의 교사가 공동권한과 책임 아래 학생을 지도하는 시스템을 제안한다.

그러려면 교실보다 먼저 붕괴된 교무실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한다.

NHK방송의 하야카와 노부오(早川信夫)해설위원은 “학급붕괴에는 세대간의 단절도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며 “교단에 젊은 교사를 수혈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부성은 △조기파악 조기대응 △매력있는 학급 만들기 △학교와 학부모의 연계 강화 △교육위원회의 적극적인 대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교과담임제 확대 △퇴직교사의 보조교사 활용 △학급정원 감축 △교사가 애로사항을 털어놓을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들 대책의 공통점은 ‘닫혀있던 교실의 문을 열어 보자’는 것. 그러나 이런 대책이 실제로 학급붕괴를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은 끝나지 않았다. 지나친 학생중심 제도가 오히려 학급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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