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保安部, 아파트 폭탄설치 경찰-주민 대응시간 측정

  • 입력 1999년 9월 28일 18시 49분


아파트 지하실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소식에 밖으로 뛰쳐나가 밤새 공포에 떨었던 주민들이 뒤늦게 ‘훈련’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러시아에서 이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22일 밤 러시아 남부 랴잔시의 12층짜리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지하실에서 폭탄이 발견됐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 황급히 대피했다. 주민들은 몇시간 동안 거리에서 공포와 추위에 떨면서 폭탄이 터지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경찰이 폭발 시간으로 추정한 새벽 5시30분이 지나도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소동의 전말은 24일 연방보안부(FSB)의 발표로 드러났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FSB부장은 “경찰과 주민의 대응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폭탄처럼 꾸민 설탕자루를 지하실에 갖다놓았다”고 밝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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