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강진/이모저모]반도체단지 新竹 조업중단

  • 입력 1999년 9월 23일 02시 12분


22일 밤에도 수도 타이베이(臺北) 등지에서는 전기가 끊긴 상태에서 구조작업이 계속됐다. 극적으로 구출에 성공하면 환호성이 올랐으나 필사적인 노력도 헛되이 구출 직후 숨진 사람도 있어 생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오전 타이중(臺中) 남쪽 5㎞의 타이리의 붕괴된 아파트 4층에서 한살배기 아기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전날 밤 폭 50㎝의 콘크리트 벽 사이에 갇힌 채 울고 있던 아기가 발견돼 구조에 안간힘을 쓰던 중 아침에 발생한 여진으로 틈새가 넓어지면서 극적으로 구출된 것.

난터우(南投)에서는 8층 호텔이 붕괴되면서 매몰됐던 투숙객 300여명이 밤샘 구조작업 끝에 모두 구조됐다.

그러나 60세의 한 할머니는 30여시간 갇혀있다 구출됐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직후 숨졌다.

○…진앙에서 20㎞ 떨어진 대만 내 최대 규모의 순문댐에 균열이 발생해 한때 댐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풍문이 돌면서 두 마을에 긴급대피령이 떨어지는 등 소동이 일기도.

○…중국의 신화통신은 지진이 발생한 뒤 친지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해 중국 대만간 통화수가 평소보다 5배나 많은 51만건까지 폭증해 통화 성공률이 10% 밖에 되지 않았다고 보도.

중국 적십자사는 22일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이 하루전 대만지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대만에 현금10만달러와 6만5000달러어치의 구호장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

○…21일과 22일 대만을 잇따라 강타한 지진은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新竹)첨단과학기술단지의 반도체 산업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으나 피해규모에 대해서는 엇갈린 추산이 나오고 있다.

대만의 9개 반도체 회사 가운데 8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신주공단에서는 TSMC와 UMC 등이 진동과 정전, 용수공급 중단 등으로 조업을 일시 중지했으며 조업정상화에는 2,3주가 걸릴 전망. 대만 국영 중앙통신은 신주공단의 반도체 업계는 최소 6300만달러(약 756억원)의 피해를 보게 됐다고 21일 보도. 미국의 반도체 전문가들은 훨씬 많은 1억5700만달러(약 1884억원)가량의 피해가 났을 것으로 추산.

대만 정부의 한 관리는 이번 지진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0.5%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

○…대만 정부는 △이재민 주택재건축비 1000억대만달러(약 3조7000억원) 저리융자 △사망자 유가족 보상금 50만대만달러(약 1850만원) 지급 △쌍십절(10월10일)행사 간소화 등 15개항의 대책을 마련.

○…대만 지진학자들은 올해가 30년마다 찾아오는 대지진 주기의 마지막 해라고 3월에 이미 경고했으며 중앙기상국도 리히터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고.

〈타이베이〓이종환특파원·외신종합연합〉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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