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왜 오나]대북협상 2단계 진입위한 입장조율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미국정부의 대북정책조정관인 윌리엄 페리가 22일 한국에 온다. 그의 이번 방한은 ‘페리보고서’작성을 위해 협의차 다녀갔던 지금까지의 방한과는 성격과 목적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정부 당국자들은 “요미우리 신문이 주최하는 세미나(24일)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잠시 들르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잠시 들러 그동안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협조해 준 우리 정부에 감사인사도 하겠다는 의례적인 예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의례적’인 것은 정부측의 설명같아 보인다.

페리는 보고서 작성이후 은퇴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북―미관계 해결을 위해 뭔가를 더 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페리를 만나고 돌아온 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그가 한반도문제 해결에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가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위해 다음달 방미(訪美)할 것으로 보이는 강석주(姜錫柱)북한외무성 제1부상의 대화 파트너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욱이 그의 이번 방한에는 웬디 셔먼 미국무부 자문관까지 동행한다. 따라서 그의 방한을 단순한 예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방한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로 보기도 한다. 즉 페리 구상의 1단계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보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완화 방침이 가시화되면서 이제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 원천 동결이라는 2단계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첫 행보라는 것이다.

제2단계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과의 협의와 정책조율이 절대 필요하다.

특히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3국과 북한간의 ‘줄 것’과 ‘받을 것’을 확실히 정리하고 협상전략을 짜는 큰 틀의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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