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終戰 100일앞둔 코소보]알바니아계 '逆인종청소'

  • 입력 1999년 9월 12일 19시 43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고가 6월9일 코소보에서의 세르비아군철수에 합의해 ‘코소보전쟁’이 끝난 지 17일로 100일을 맞는다.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운명이 뒤바뀌고 ‘해방군’으로 환영받던 ‘NATO 코소보 평화유지군(KFOR)’은 곳곳에서 알바니아계 주민과 충돌하고 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대통령은 국내외로부터 퇴진압력을 받고 있다.

▼살해―약탈등 보복전▼

▽뒤바뀐 운명〓코소보 전쟁 이전코소보에는 80만명의 인구중 20만명이 세르비아계, 8만명은 집시였다. 나머지 대다수는 알바니아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세르비아계와 집시 대부분이 코소보를 떠났다. ‘역(逆) 인종청소’의 결과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세르비아군 철수 후 세르비아계 주민들에 대한 살해 약탈과 방화 등 보복을 계속했다.

▼세르비아계 속속 떠나▼

7월23일 프리슈티나 남부 그라코에서는 밀을 수확하던 세르비아계 농민 14명이 집단학살됐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은 지명과 인명에서도 ‘세르비아 흔적’을 지우고 있다.

▽알바니아계 주민과 KFOR 갈등〓9일과 10일 이틀동안 북부도시 미트로비차에서는 수백명의 알바니아계 주민이 프랑스군에게 돌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나토軍-주민 갈등도▼

KFOR측이 이바르강을 사이에 두고 살고 있는 세르비아계(북)와 알바니아계(남)의 충돌을 막기 위해 알바니아계 주민을 남쪽으로 이주시켰기 때문이다.

KFOR측은 코소보 곳곳에서 두 민족이 공존할 수 있도록 격리정책을 펴고 있으나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저항을 받고 있으며 KFOR에 대한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냉대와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궁지에 몰린 밀로셰비치〓야당 연합인 ‘변화를 위한 동맹’과 민주당뿐만 아니라 세르비아 정교회도 밀로셰비치 퇴진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제2의 도시 노비사드 시의회는 7월6일 밀로셰비치의 사임을 요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야당의 반(反)밀로셰비치 집회에는 수만명의 일반인들이 참가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각국은 밀로셰비치가 권좌에 남아 있는 한 경제원조를 하지 않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밀로 듀카노비치 몬테네그로공화국 대통령은 세르비아가 철저한 민주적 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연방을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밀로셰비치 사면초가▼

▽코소보의 장래〓유엔은 3일 코소보의 공식통화를 디나르화에서 독일 마르크화로 바꿨다. 마케도니아와의 국경에는 유고 정부와 분리된 세관이 설치됐다.

19일까지 무장해제하기로 약속한 코소보해방군(KLA)은 무장해제 후 새로 조직될 코소보 정규군에 편입될 전망이다. 코소보는 차츰 유고연방에서 이탈하고 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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