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베를린회담 전망]北, 경제제재 보상책 요구할듯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미국과 북한은 다음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양자회담에서 본격적인 협상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수출 중단을 주요의제로 제기할 예정이며 북한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미사일 수출중단시 미국의 현금보상 가능성을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26일 “양측이 6월 중국 베이징(北京)회담과 이달 초순 제네바회담 등 두차례 접촉을 가졌기 때문에 탐색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수석대표인 찰스 카트먼 미 한반도평화회담특사와 김계관(金桂寬)북한외무성부상은 이전에도 한반도 4자회담을 위한 협상과 북한의 금창리 지하시설 의혹규명 협상을 매듭지은 경력이 있다. 그러나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제임스 폴리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25일 브리핑에서 회담결과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쉽게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북한은 미사일 개발을 막는 어떤 국제협정에도 가입하지 않은데다 안보상 노후된 재래식 무기의 대안으로서, 또는 외화벌이의 수단으로서 거의 유일한 희망인 미사일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태도다. 반면 미국은 미사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북한에 줄 수 있는 선물이 경제제재 완화밖에는 없다. 미국이 다른 적대국에 써왔던 관계정상화 카드는 북한쪽에서 별 흥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금보상은 공화당이 반대하고 있어 내년 선거를 앞둔 미 행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같은 한계 때문에 외교소식통들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연기토록 하면서 보다 단계가 높은 고위급 협상을 위한 다리를 놓는 성과만 거두어도 성공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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