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원탁외교수석 "北 미사일카드로 日에 달러 요구"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황원탁(黃源卓)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26일 “북한은 미사일을 대미 협상카드 뿐만 아니라 대일 협상카드로도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수석은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독언론인클럽 조찬 강연에서 “북한 미사일에 대한 주변국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2주전 북한은 이례적으로 외무성 공식발표 형식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수석은 “북한은 대미 협상을 통해 식량과 중유 등 많은 것을 얻었으나 미국으로부터 경화(달러)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해 대일협상이 이뤄질 경우 북한은 달러를 원할 것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충분히 포착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 발사 1,2주전에 발사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가장 고통스러운 대가를 받도록 한다는 것이 한미일 3국의 합의이나 그 대가는 경제 외교적 조치로도 충분하며 군사조치는 논의하거나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포동에 발사대가 세워졌으며 연료주입을 위한 파이프라인 작업도 진행되고 있는 등 발사대 주변작업이 상당히 진척돼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하고 “그러나 실제 발사를 위해 로켓을 발사대로 옮기고 연료를 주입하는 등의 움직임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황수석은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할 때 가장 먼저 국가이익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긴장최소화 △대북포용기조 유지 △제네바 핵합의 준수 등은 미사일발사여부와 관계 없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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