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주의 결정에 따라 그동안 진화론 삭제 여부로 진통을 겪어온 워싱턴주 등 8개주에서도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거나 진화론 삭제가 추진될 것으로 보여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10명으로 구성된 캔자스주 교육위원회는 11일 진화론을 삭제한 새 교과과정의 채택 여부를 표결에 부쳤다. 그 결과 찬성 6, 반대 4표로 새 교과과정을 채택키로 결정했다. 성서에 입각해 하나님이 우주와 생명을 만들었다는 창조론측 입장을 지지한 것. 위원회는 진화론뿐만 아니라 우주가 대폭발과 함께 시작됐다는 ‘빅뱅이론’도 삭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캔자스주 초중고교의 대부분은 진화론을 가르치지 않게 될 전망이다. 물론 교과과정에 없더라도 교사의 재량에 따라 진화론을 가르칠 수는 있다.
그러나앞으로주에서 실시하는 모든 공공시험에서 진화론 관련문제가사라지게 되므로 진화론에 대한 학생이나 교사의 관심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게다가 교과 과정에도 없는 진화론을 수업시간에 가르치면 창조론자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도 뻔하다. 벌써부터 일부 학교에서는 진화론을 다룬 기존 교과서를 교체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학자와 과학 교사들은 “19세기로 돌아가자는 것이냐”거나 “진화론은 생명 과학의 초석과 같은 이론”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캔자스주에 있는 6개 대학 총장들도 교육위원회에 보낸 공동서한에서 “진화론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은 대입시험이나 대학 전공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교육위의 결정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제기할 태세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로 진화해왔다는 진화론은 19세기 다윈이 발표한 직후부터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창조론자들은 “생명체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라며 진화론에 반대해왔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