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쇼' 관람료 비쌌다…직장인 일손놓고 관측

  • 입력 1999년 8월 12일 19시 27분


20세기 마지막 개기일식의 ‘관람료’는 비쌌다.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일손을 놓는 바람에 유럽과 중동지역 13개국에서 큰 손해가 발생했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영국 런던 상공회의소는 이 때문에 영국은 5억파운드(약 96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보았다고 11일 추산했다.

일식이 시작하기 30분 전부터 큰 건물 옥상 등 일식을 관측하기 좋은 장소에는 사람들이 몰렸으며 직장인들은 사무실 발코니로 쏟아져 나왔다.

이 바람에 영국의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런던의 국제금융 선물 및 옵션거래는 일식 시작 4분 전인 11일 오전 11시15분부터 크게 줄기 시작해 일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거래량이 평상시의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제유류시장에서는 브렌트유의 거래가 일시 중단되다시피 했다.

개기일식은 불과 2분 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지역에서 가장 먼저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장소인 영국의 콘월반도에 자리잡은 한 공장은 일주일간이나 휴업했다.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어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되면서 직원들이 제때 출근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독일 BMW 자동차는 1만여명의 근로자가 일식을 구경할 수 있도록 뮌헨과 레겐스부르크 공장의 조업을 30분간 중단했다. 슈투트가르트 인근 진델핑겐의 다임러크라이슬러사는 1시간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알제리의 주요 기업은 주부 사원들의 조기퇴근을 실시했다. 보호장비 없이 일식광경을 보다가 시력을 잃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자녀들을 돌보게 한 것이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