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럴리 간담회]"한반도 53년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

  • 입력 1999년 8월 10일 19시 31분


존 틸럴리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는 예측이 어려운 곳”이라며 한반도 군사상황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틸럴리사령관은 96년 7월 한국에 부임, 한미연합사령관 주한유엔군사령관 등을 겸임하고 있으며 12월 퇴역할 예정이다.

다음은 틸럴리사령관과의 일문일답.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군이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가.

“한미일 정부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도록 설득하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선택이다.”

―‘잘못된 선택’이란 무슨 뜻인가.

“군사적 맥락에서 그같은 말을 한 것은 아니다. 경제적 외교적인 의미다.”

―미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 군사작전 개시 계획을 마련했다는데….

“(군사비밀에 관한 사항은)언급하기 곤란하다. 양국 언론과 국민이 원하는 대로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절차와 계획을 설명할 수는 없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군이 북한의 기지를 공습하거나 폭파할 가능성이 있는가.

“가상적인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

―북한의 미사일 사태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한미 양국군은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다. 최고의 준비태세를 갖춰 억지에 실패하면 싸워 승리해야 한다. 하지만 외교적 경제적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한 그런 상황은 초래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안보상황은….

“북한 사회가 불안정하고 연평해전 등 북한의 도발행위가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북한은 식량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군사력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53년 정전협정 이후 가장 위험한 상태다.”

―한미 양국군의 대응태세는….

“한미 양국군은 일상적인 소부대 훈련에서부터 연합훈련까지 다양한 훈련을 하고 있다.(16일부터 시작되는)을지포커스렌즈훈련은 세계 최대의 지휘소 훈련이다.”

틸럴리사령관은 “상호 신뢰와 존중, 협력 및 우호가 한미관계의 바탕”이라며 “한미 양국은 공통의 국익과 혈맹관계로 묶여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군사주간지 ‘디펜스 뉴스’는 이날 틸럴리사령관의 발언을 인용, “북한은 유사시 10만명의 특수군을 남한으로 수송하기 위해 항공기 및 함대를 증강시키고 있다”며 “자체개발이 가능한 AN2 경비행기, 소형잠수함 등을 추가배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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