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 분과위 첫날]입장차 커 의제선정 못해

  • 입력 1999년 8월 7일 01시 12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한반도 4자회담 6차본회담에 참석중인 남북한과 미국 중국 대표단은 6일(현지시간) 분과위 토의에 들어가 의제 선정문제를 집중 협의했으나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첫날 회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열린 긴장완화분과위에서 한국측은 △남북 군사당국간 핫라인 설치 △주요 군사훈련 통보 △군인사 교류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를 의제로 다루자고 제의했다.

한국측은 또 오후에 열린 평화체제구축 분과위에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합의서를 남북간에 체결하되 △전쟁상태의 공식적인 종식 선언 △무력 불사용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신뢰구축 및 군축조치 등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북―미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고수해 구체적인 토의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 4자회담은 회담 자체의 결과보다 미국과 북한의 양자 협상 내용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4자회담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북한과의 접촉이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지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달 말 한미일 외무장관회담에서 정리된 강경한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미사일 발사계획을 포기할 경우 북한이 얻게 될 것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7년 12월 첫 회담이 열린 이래 6차를 맞은 4자회담이 북한 관련 현안을 놓고 미국이 북한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에 치우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월과 4월에 열렸던 4,5차 4자회담의 경우도 본회담에 대한 관심보다는 금창리 핵의혹 지하시설과 관련한 북―미간의 협상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컸다.

이번 4자회담의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북―미접촉에 주력하면서 4자회담에 대해서는 불참은 하지 않았다는 정도의 의미만 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네바〓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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