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중동」 변화의 바람…모로코등 왕위승계

  • 입력 1999년 7월 26일 19시 20분


중동지역에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올들어 30, 40대 젊은 지도자가 3명이나 등장했고 여러 나라 지도자들이 병에 걸리거나 고령이어서 머지않아 세대교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로코에서는 23일 하산2세 국왕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장남 시디 모하메드 왕세자(35)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2월에는 요르단에서 후세인국왕의 뒤를 이어 장남 압둘라(37)가, 3월에는 바레인에서 이사국왕의 뒤를 이어 장남 하마드(49)가 왕위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드국왕(80)은 이달 들어 두번이나 입원했다. 하페즈 아사드 시리아대통령(69)도 심장계통의 질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70)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25일 중동지역에 세대교체가 이어지면서 오랫동안 지속돼온 아랍과 이스라엘의 적대관계가 크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젊은 지도자들은 이스라엘과 40년간 싸워온 부모세대와는 달리 이스라엘의 존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부모 세대들이 종교와 이념에 집착하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 서방에서 교육을 받거나 경험을 쌓아 경제회생과 서방과의 관계개선 등 실리적인 면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모로코의 모하메드 국왕은 프랑스에서 공부했으며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이던 자크 들로르의 사무실에서 외교경험을 쌓기도 했다.

영국에서 공부한 요르단의 압둘라국왕도 아랍권 내부의 관계개선에 노력하면서도 경제회복에 특히 관심을 쏟고 있다.

중동지역의 변화는 시간문제라고 26일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진단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