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보도-美대선 변수]인기선두 부시 4大의혹 「돌출」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09분


미국의 조지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지지도와 선거자금 모금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를 유지하면서 미 언론의 집중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지 등 주요 언론들이 후보검증을 위해 부시 주지사의 과거캐기에 들어간 가운데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4일 처음으로 베트남전 당시 그의 병역특혜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부시측은 이미 주지사 선거를 두차례 치르는 과정에서 과거에 대한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후보 도중하차와 같은 불행은 없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정치적 상처를 각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은 부시 주지사가 텍사스주 공군경비대에 입대, 텍사스주에서 조종사로 복무하는 동안 특혜를 받았다는 것으로 이미 잘알려진 의혹 가운데 하나. 당시 경비대는 베트남전 징집을 피할 수 있는 황금의 ‘도피처’로 수많은 사람들이 대기자 명단에 올라있었다. 부시가 이들을 제치고 입대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텍사스 주지사를 비롯해 친분이 있는 텍사스 거물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타임스는 당시 경비대 대원들과 군관계자들을 추적, “부시 주지사가 매우 특별한 취급을 받았다”는 증언을 받아냈다.

둘째 의혹은 부시의 예일대 특혜입학 시비. 그의 옆집에 예일대 총장이 살았고 그의 부친인 조지 부시 전대통령을 비롯해 조상들이 누대에 걸쳐 예일대를 졸업한 후광이 없었으면 예일대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셋째는 부시가 청년기에 ‘미국판 오렌지족’을 방불케 하는 문란한 여자관계와 음주벽이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마약도 복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 어머니인 바버라 여사조차도 “아들이 집에 데려오는 여자들이 하루 이상 가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부시는 소문난 바람둥이였다. 그는 부인 로라를 만나 가정을 꾸린 뒤로는 과거의 나쁜 습관을 모두 끊었다고 주장했으나 마약복용에 대해서는 확실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넷째는 그가 처음 설립한 석유채굴회사 아부스토가 80년대 원유가 폭락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다른 회사가 웃돈을 주고 인수함으로써 수십만달러의 이윤을 챙긴 과정에 가문의 후광이 작용했다는 의혹. 부시의 프로야구단 텍사스레인저스 인수과정에서도 똑같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부시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스캔들만 좋아하는 워싱턴의 개인 파괴적인 정치는 이제 끝장나야 한다”는 말만 할 뿐 정면대결을 피하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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