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일류식당「뇌물 악취」…주방장 34명 기소

  • 입력 1999년 7월 1일 19시 37분


당분간 프랑스가 자랑하는 파리 최고급 식당의 음식맛이 크게 떨어질지도 모른다.

프랑스에서 손꼽히는 일류 주방장 34명이 수산물 도매업자로부터 500만프랑(약 9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리츠호텔의 기 르게, 투르 다르장 레스토랑의 마뉘엘 마르테즈, 크리용호텔의 크리스티앙 콩스탕, 뤼테시아 호텔의 필립 르나르 등 요리계의 거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파리 근교 크레테이 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90년부터 95년까지 프랑스의 수산물도매회사인 스코트피쉬로부터 거래의 대가로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뇌물제공혐의로 기소된 스코트피쉬 대표 파트릭 페랭은 공급업체와 식당간의 관행에 따라 커미션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명 주방장과 수산물도매업자의 유착관계는 96년 경찰의 일제 수색 당시 스코트피쉬와 페랭 대표의 집에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주방장 명단이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영국의 더 타임스지는 지난달 30일 그러잖아도 창의성 부족으로 영국 런던이나 미국 뉴욕의 뒷전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해 있는 프랑스 요리가 이번 사건으로 더욱 곤경에 빠지게 됐다고 꼬집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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