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밀로셰비치에 현상금 500만달러

  • 입력 1999년 6월 25일 20시 04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의 목에 현상금 500만달러(약 60억원)가 걸렸다. 일국의 국가원수에게 현상금이 걸린 것은 처음이다.

기세좋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대결하던 밀로셰비치가 한낱 범죄자 신세로 전락한 것.

미국 국무부는 24일 유고전범재판소(ICTY)에 의해 지난달 전범으로 기소된 밀로셰비치와 그의 측근 4명을 체포하거나 기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 사람에게 500만달러를 주겠다고 밝혔다. 현상금을 타기 위해 전범들을 직접 추적하거나 체포할 필요는 없다. 각국 주재 미 대사관이나 미 연방수사국(FBI)에 정보만 알려주면 된다.

밀로셰비치에 대한 현상수배는 미국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를 권좌에서 몰아내기로 결심했다는 증표로 해석된다. 미국은 특히 코소보에서 자행된 알바니아계에 대한 세르비아인들의 조직적인 집단학살을 용서할 수 없는 범죄로 생각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항복이라고 할 수 있는 코소보평화안을 수용한 뒤 내부반발에 직면한 밀로셰비치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10년전 미국을 상대로 한 테러범을 잡기 위한 현상수배 제도 ‘영웅프로그램’(http://www.heroes.net)을도입했다. 밀로셰비치에 대한 현상수배도 이 프로그램에 의해 이루어졌다.

수배자 중에는 사우디아라비아 갑부 출신으로 지난해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파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도 들어있다. 빈 라덴의 현상금도 500만달러.

지금까지 20건의 수배와 관련된 현상금 600백만달러가 지급됐다.

미국이 현상금을 걸었기 때문에 오래지 않아 ‘밀로셰비치를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제공자에게 500만달러를 주겠다’는 내용의 수배전단이 유고에 뿌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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