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25일 고위정책協]「급류타는 한반도」입장 조율

  • 입력 1999년 6월 23일 19시 45분


한반도 기류가 급속히 냉각된 가운데 남북한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긴박해졌다.

남북 차관급회담과 북―미 고위급회담에 이어 25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3국의 3자 조정감독그룹(TCPG)회의가 열린다. TCPG는 그동안 대북정책 결정과정에서 배제돼온 일본측의 요구로 생겨난 회의체. 윌리엄 페리 미국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을 전후해 두차례 열린 것을 비롯해 사안이 있을 때마다 비정기적으로 소집되고 있다.

이번 회의는 특히 페리조정관의 방북에 대한 답방으로 북한 강석주(姜錫柱)외무성제1부상을 워싱턴으로 초청해놓은 상태에서 열리기 때문에 강부상의 방미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3국은 페리조정관 방북 이후 급변한 한반도 상황을 점검하고 북한 미사일 개발문제에 대한 3국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한반도 상황과 관련, 한미일 3국은 미국측이 베이징 북―미회담에서 북한측에 전달한 추가도발 경고 메시지에 대해 북한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추가도발은 대포동 미사일 발사실험 재개를 뜻한다. 3국은 북한이 발사실험을 강행할 경우 협상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 지금까지 북한측에 제시한 협상카드를 회수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그러나 미사일 추가발사실험이 없다면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가 이번 회의에서 재확인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북한측이 미사일 발사실험의 민감성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실험을 쉽게 강행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미사일 문제와 관련, 3국은 북한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미사일의 개발―수출―발사실험의 3단계로 쪼개서 협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페리조정관은 방북 때 대북제재완화와 관계개선을 대가로 탄도미사일 개발의 전면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주권침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일단 거부하면서 미사일 수출에 대해서는 현금보상이 이뤄지면 협상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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