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몽골 기자간담회/일문일답]

  • 입력 1999년 5월 31일 23시 04분


몽골을 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1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칭기즈칸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당초 외국순방 결산자리로 예정됐던 이날 간담회에서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자 김대통령은 심기가 불편한 듯 40분으로 계획됐던 간담회를 30분도 채 안돼 끝마쳤다.

▼모두발언▼

이번 방문에서 소원했던 러시아와의 관계를 복원했다. 구체적으로는 4대국 순방외교를 마무리했다는 의미가 있다. 4대국의 대북 포용정책 지지로 우리의 위상이 강화됐다. 중요한 것은 외환이 많지 않은 러시아와 우리사이에 구상무역을 하기로 합의한 점이다. 앞으로 한국 러시아 중국 등 3국이 6월에 베이징(北京)에서 회담을 갖고 추진한다.

▼일문일답▼

▽순방성과와 남북관계

―4강외교를 사실상 마무리한 시점에서 그 성과를 정리해달라.

“우리 역사상 4강이 우리의 정책을 적극 지지한 적이 없었다. 이제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결정하는 명실상부한 주인이 됐다. 윌리엄 페리 조정관의 방북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합의점을 북한에 처음으로 전달했고 북한이 페리조정관을 기대 이상으로 환대하고 털어놓고 얘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남북관계에 좋은 진전이 있을 조짐도 있다. 나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남북간 화해협력과 한반도평화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

―남북관계의 좋은 조짐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며칠 기다려보라. 단언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도 있다.”

▽고급옷 로비의혹사건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해 어떤 보고를 받았는가. 또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의 거취문제는….

“외국방문 중이라 그 문제에 대해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워낙 심각한 문제라 말하겠다. 나올 때도 그랬고 오늘 아침에도 투명하게 유리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조사하라고 했다. 누가 문제있고 없고는 상관없다. 국민 앞에 사실대로 밝히겠다. 책임질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

―‘옷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혐의가 없으면 김장관을 퇴진시키지 않겠다는 얘기인가.

“지금 어떤 것도 정한 바가 없다. 본국에서 보고한 여론조사결과도 (언론보도와) 차이가 있다. 선입견을 갖고 말하지 않겠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김장관 임명에 대해 비판이 있었는데….

“검찰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나중에 만장일치로 검찰총장(당시 김장관 직책)을 지지하지 않았느냐. 나는 장관을 임명할 때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고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한 것이다.”

〈울란바토르〓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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