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힐러리-고어 야심 달라 갈등 심화…WP紙 보도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29분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여사, 그리고 앨 고어 부통령이 서로 다른 정치적 야심과 목표 때문에 마찰을 빚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30일 보도했다. 고어부통령은 차기 대통령, 힐러리여사는 뉴욕주를 대표하는 상원의원이 되기 위해 정신없이 뛰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대통령은 역사에 길이 남는 대통령으로서 업적을 남기는데만 심혈을 기울여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는 것.

미 행정부를 이끄는 삼두(三頭)체제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백악관 참모들은 누구의 입맛에 맞춰 정책을 내놓아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예를 들어 고어부통령이 제안한 교육관련 공약은 클린턴대통령의 재정정책과 배치된다. 힐러리여사는 최근 뉴욕시의 한 병원에서 주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발언을 해 연방정부의 의료보장정책과 마찰을 빚었다. 또 클린턴대통령은 공화당과 타협을 해서라도 다음 세기 중반까지 영향을 미칠 사회보장제도와 의료보장제도의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강하지만 고어부통령과 힐러리여사는 타협에 반대하고 있다.

인기있는 정책을 누가 발표하느냐도 고민거리. 고어진영은 최근 정신질환도 의료보험대상에 포함시키는 제안을 클린턴 진영이 먼저 언론에 흘리자 화를 냈다. 지난달 13일 클린턴대통령이 뉴욕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고어가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며 고어를 자극한 뒤 두 사람의 사이는 크게 벌어졌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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