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첩보활동 증거제공자]이중간첩인가 CIA요원인가

  • 입력 1999년 5월 27일 19시 42분


미중(美中)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미국 하원의 콕스보고서는 중국의 대미(對美)첩보활동 증거를 어떻게 확보했을까.

콕스보고서는 미국이 95년까지 보안망에 구멍이 뚫린 사실을 충분히 알지 못한 터에 중국 국적의 한 개인이 미 중앙정보국(CIA)의 요청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비밀문서들을 CIA에 건네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 중국인의 문서제공을 ‘walk in’으로 비유했다. 제발로 걸어들어왔다는 뜻이다. 이 중국인이 제공한 문서들은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W88를 포함한 7종의 전략핵무기 핵탄두 기술과 미사일의 지구 재진입 기술 등을 획득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이어서 보고서의 결정적 근거가 됐다. 그 일부는 공식적으로 중국정부의 비밀도장이 찍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은 이 중국인의 실체에 대해 ‘이중간첩’(뉴욕타임스)이라거나 CIA 정보원(워싱턴포스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CIA는 이 중국인이 중국 정보기관의 지휘를 받는 인물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콕스보고서는 밝혔다. 그런데도 CIA는 1년간의 검토 끝에 이 문서들이 미국의 열핵탄두와 핵무기의 기술적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의 국가안보담당 전문기자인 월터 핑커스는 26일 공영채널인 N

PR에 출연해 “중국정부가 고의로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민감한 비밀들을 유출하려면 중국정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면서 “중국정부가 자신들의 향상된 핵능력을 미국측에 과시하려는 의도였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정부가 자신들의 핵능력에 대한 정보를 노출시키고 또 미국과의 관계도 냉각될 수있는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유출을 결정했겠느냐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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