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드쉬『한국 재벌 구조조정 상당한 실망』

  • 입력 1999년 5월 20일 20시 44분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20일 “한국의 경제는 과열상태가 아니며 통화긴축정책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재벌구조조정 성과에 대해 상당히 실망하고 있다며 한국정부가 이같은 뜻을 재벌측에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제34차 동남아중앙은행기구 총재회의 참석차 내한한 캉드쉬총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내외신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에서 보기에는 한국의 경기가 전혀 과열수준이 아니다”며 “한국경제가 예상외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잠재력에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회복의 힘을 억제할 수 있는 통화긴축조치는 적절하지 않으며 현재 통화량 수준이 적당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의 1·4분기(1∼3월) 성장률 수치를 정식으로 받은 뒤 한국의 거시지표 수정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IMF의 전망치인 2%를 상향조정할 것이지만 어느 정도가 될지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의 구조조정 성과에 대해 그는 “기업구조조정은 속도가 너무 느리며 재벌구조조정은 다소 실망스럽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외자유입 등의 노력이 배가(倍加)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부채비율이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경제는 또다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3개월내에 IMF를 졸업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나는 졸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다만 한국은 조만간 IMF의 자금지원이 더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치영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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