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수, 韓-日 경제위기 대처능력 다른 이유 분석

  • 입력 1999년 5월 17일 19시 28분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수출주도 고성장정책과 집중투자정책 등으로 경제 기적을 이뤘고 그런 정책의 단점으로 경제위기를 맞았으나 양국의 정치체제와 경제상황의 차이가 경제회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미국신문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6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미국 포모나대 프랭크 기브니 교수의 기고문을 통해 한국은 구체제와 이해관계를 맺지 않고 30년 이상 ‘정열적 아웃사이더’로 있었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구체제와 무관하게 총체적 구조조정을 단행해 경제회복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내에서 조심스럽게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잡은 ‘인사이더’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구조조정이 자민당에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개혁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기브니교수는 지적했다.

기브니교수는 또한 △한국은 날마다 빵을 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서둘렀으나 △10조 달러의 저축이 있는 일본은 몇년 동안 ‘온실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느긋한 형편이어서 빈둥거렸다고 비교했다.

그는 이같은 요인들 때문에 △오부치총리는 경제 구조조정에 조심스러워 하는데 비해 △한국은 재벌 계열사 매각, 부실은행 퇴출, 공기업 민영화 등을 추진해 왔으며 경제위기 2년도 안돼 외환 보유고, 경상수지, 외국 투자 유치 등의 경제 지표에서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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