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CNN회견]「햇볕정책」의지 재천명

  • 입력 1999년 5월 6일 19시 5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최근 해외 언론과의 잇단 회견을 통해 대북문제에 관한 정리된 의견을 제시했다.

김대통령이 5일 미국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제시한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5대 과제’는 윌리엄 페리 미 대북정책조정관의 이달 중 방북을 계기로 물꼬가 트일 포괄적 접근방안의 골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제시한 △남북화해와 협력 구축 △미일의 대북관계 개선 △북한개방 환경조성 △핵, 미사일 군축실현 △남북평화체제 전환 등은 처음 나온 얘기들은 아니다. 이는 김대통령이 그동안 주장해 온 대북정책을 집대성한 것이다.

김대통령은 또 미국의 전역미사일방위(TMD)체제의 가입여부를 둘러싼 국내외 논란에 대해서도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서울)은 휴전선으로부터 40㎞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TMD체제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대통령이 TMD가입을 명시적으로 거부한 이유는 매우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사일로 3분밖에 안 걸리는 휴전선과 서울까지의 거리를 감안할 때 중 장거리 미사일 요격용인 TMD체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 중국과 북한 등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TMD문제를 이슈화함으로써 군비확장과 한반도 긴장고조의 구실을 제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김대통령의판단인듯하다.

김대통령이 6일자로 발간된 프랑스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평화보장을 제안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발발 가능성을 최소화하자는 것이 김대통령 발언의 골자인 셈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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