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시하라가 中-日관계 해친다』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19분


일본 도쿄도(東京都)지사로 당선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郎)의 중국 비판 발언을 중국이 반격하고 나섰다. 중국정부는 18일 외교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리고 인민일보 신화통신 중앙TV 등은 논평을 통해 이시하라를 맹렬히 비난했다.

예전부터 이시하라의 발언은 중국을 자극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난징(南京)대학살은 중국이 날조한 것”이라거나 “다나카(田中)내각이 대만을 버렸다”는 등의 발언.

지사 당선 직후 이시하라는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그는 “공산주의 독재하에 있는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달라이 라마 등 티베트인 친구 등을 통해 중국의 인권침해 사례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서 보면 국가체제는 물론, 대만과 티베트 분쟁, 인권문제 등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빠짐없이 공격당한 셈이다.

그런만큼 중국의 반격도 강했다. 외교부는 “침략을 미화하는 황당무계한 반(反)중국론으로 중일(中日)관계를 해치고 있는 데 대해 분개하고 있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는 “이시하라가 중국의 티베트 정책을 모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대만의 존재를 인정한 이시하라의 발언에 대해 인민일보는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을 인정하는 것은 중일관계를 크게 해쳐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일 우호관계를 파괴하는 것이 (이시하라의) 목적”이라고 했고, 베이징 공산당기관지 베이징일보는 “이시하라는 전형적인 일본의 우익분자로 극단적인 민족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유탄을 맞은 것은 일본정부.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관방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문제가 양국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지극히 유감”이라며 “중국은 하나라는 입장과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의 역사 인식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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