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만만디 경제」빗장 열리나?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양국은 시장개방과 무역장벽 해소 등 현안이 되어온 가입 조건에 관해 이견을 좁혀가고 있어 연내에 중국이 WTO에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왜 WTO에 가입하려고 하는가, 미국은 왜 중국을 WTO체제에 끌어들이려 하는가 등을 점검했다.>>

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속시원하게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WTO 연내 가입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은 WTO 가입을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고 중국 기업과 은행의 대외신용도를 향상시켜 외자유치를 쉽게 하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수출시 WTO 가입국의 각종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미국과 일본, EU 등 선진국 시장의 무역장벽이 낮아져 중국의 수출은 35% 늘어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또 중국의 의도대로 ‘개발도상국 지위’를 부여받으면 중국은 자동적으로 일반특혜관세제도(GSP)혜택을 받아 더욱 쉽게 선진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중국은 86년 WTO의 전신인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과 가입조건을 놓고 협의했지만 시장개방 미흡, 지적재산권분쟁 등으로 94년 협상이 중단됐다. 95년 지적재산권분쟁을 매듭짓고 협상을 재개했으나 그해 GATT를 대신해 WTO가 등장하면서 더 큰폭의 시장 개방을 요구해 일이 꼬였다. 중국은 올해 기회를 놓치면 수년간 가입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월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각료회의를 계기로 새로운 다자간 협상, 신라운드가 시작되기 때문. 신라운드는 당연히 가맹조건이 더 엄격해진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대폭적인 양보를 한 다음 가입할지도 의문이다. 시장 개방시 경쟁력이 없는 다수의 중국 기업이 넘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내에서도 무리한 양보에 반대하는 여론이 강하다.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일부 원로들은 올해 가입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 역시 톈안(天安)문사태 10주년과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올해는 무엇보다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주총리의 운신 폭을 좁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주총리가 WTO 가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기위해 WTO 가입국에 부과되는 ‘외압’을 적절히 이용하겠다는 전략에서다. 무리한 양보없이 WTO 가입을성사시키는것이주총리의 고민이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 中 WTO 가입시도 일지

△86.7〓WTO 전신인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GATT) 가입 신청

△87.3〓GATT가입을 위한 작업반회의 설치

△89.6〓톈안문사건의 영향으로 교섭 중단

△90.1〓대만, GATT 가입신청

△95.1〓WTO발족

3〓미국, WTO가입 원칙적 지지 표명

5〓제네바에서 비공식 협상재개

△97.10〓장쩌민 주석 방미

△98.6〓클린턴 미국대통령 방중

△99.4〓주룽지 총리 방미

△?〓WTO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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