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기불황 그늘 「취업재수생」 초만원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최근 일본에서 취업정보잡지나 기업이 주관하는 취업설명회는 발디딜 틈이 없다. 참석자 가운데는 2,3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취업재수생’도 많다.

지난달 신규채용 원서를 교부한 일본의 한 방송국 앞에는 문을 열기도 전에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현관 앞에 2백m나 줄이 늘어섰다.

일본은 요즘 2차대전 패전후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오라는 회사가 많아 행복한 고민을 하며 ‘입도선매(立稻先賣)’라는 말조차 유행하던 몇년 전과는 딴판이다.

일본의 취업풍속도가 이처럼 바뀐 것은 장기불황으로 기업실적이 나빠진 데다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7백여개 주요기업의 내년초 신입사원 채용계획 인원을 조사한 결과 올해보다 13.2%나 줄었다.

내년이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임을 예고한다. 채용을 줄이는 것은 전 업종 공통이다. 은행 화학 약품 철강 기계 자동차 등 그동안 고용을 주도해온 업종일수록 더욱 채용축소가 심하다.

일자리를 찾기 위한 취업희망자들의 노력도 필사적이다.

면접에서 호감을 얻기 위해 각 기업이 선호하는 직원상을 조사해 양복을 몇 벌씩 마련하는가 하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세일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공인회계사 등 자격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학원만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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