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코소보의 안네」美친구와 통화내용 공개

  • 입력 1999년 4월 4일 20시 16분


유고 코소보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고교생 피네간 하밀(16)에게 수개월간 E메일을 통해 현지의 참상을 전한 ‘코소보의 안네 프랑크’ 아도나(16·본보 3월10일자 A9면 보도).

발칸전쟁 이후에는 그나마 E메일도 보내지 못했던 아도나가 지난달 29일 전화로는 처음으로 피네간과 통화했다고 미 CNN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피네간은 “E메일로만 만나던 아도나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는 잠시 서먹했으나 곧 친숙해졌다”며 “아도나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안심이 됐다”고 CNN에 말했다.

통화에서 피네간은 아도나를 도우려는 친구들이 미국에 많다며 아도나를 위로했다. 그러나 코소보의 전화가 도청되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도나는 전쟁이나 폭격 등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 했다.

아도나는 가족이 모두 집안에 숨어지내고 있는데 전기와 물도 없고 식량도 며칠분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밖에도 나갈 수 없어 조그만 창문을 통해 보이는 것 말고는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도나는 또 가족이 모두 집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에 더 이상 전화하기는 곤란할 것이라며 피란길에 가족이 흩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피네간은 밤에 보는 TV나 아침에 읽는 신문을 통해 접하는 공포와 비극의 한 복판에 아도나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견딜 수 없다고 CNN에 말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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