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텍, 中企최대 외자유치 성공…美社 260억원 투자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01분


한때 자본잠식 상태까지 몰렸던 지방의 한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인정받아 2천2백만달러(약2백60억원)의 외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 전문생산업체인 ㈜심텍(대표 전세호·全世鎬)은 1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미국 최대 보험회사 중 하나인 AIG사와 외자유치 조인식을 가졌다.

AIG사에 지분 40%를 넘겨주는 대신 일시금 2천2백만달러를 들여오는 조건으로 중소기업의 외자유치로는 지금까지 최대규모.

87년 청주에서 충북전자로 출발한 심텍은 기술집약적 장치산업으로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드는 바람에 사업개시후 7년 연속적자를 보고 자본까지 잠식되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그러나 ‘신기술만이 미래의 생존을 보장한다’는 집념으로 기술개발 및 시설투자에 주력해 95년 당시 일본에서 전량수입하던 PCB 기술을 독자개발하는 데 성공하게 된다. 이후 고부가가치의 PCB를 특화해 전 품목의 메모리 모듈 PCB를 제작하면서 비메모리용 반도체분야에서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인텔의 품질인증을 받았다.

기술력이 알려지면서 국내 반도체업체는 물론 미국 마이크론사와 루슨트 테크놀러지, 일본의 NEC 등 세계 10개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수출액이 연간 50∼100%씩 늘어나는 눈부신 성장속도를 보이며 작년엔 매출 5백50억원, 당기순이익 90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방미때 투자유치단에 참여해 미국 업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심텍은 이번 외자유치로 그동안의 채무를 갚아 400%대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추고 연구기술개발에 주력할 방침. 내년 증시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나스닥에도 상장을 추진중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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