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대船主 리바노스회장, 현대重 4번째 방문

  • 입력 1999년 2월 11일 19시 43분


현대중공업은 11일 ‘아주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그리스 리바노스사의 리바노스회장(63)이 현대에 네번째로 주문한 선박 ‘크리스티나’호의 명명식에 참석차 울산조선소를 찾은 것.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은 27년전 울산에 지금의 현대중공업을 짓기전 허허벌판의 설계도면 한장을 들고 유럽굴지의 선박회사와 담판끝에 배 두척을 수주했는데 그 배의 선주가 바로 리바노스회장.

정회장은 72년 조선소 건설차관을 빌리기 위해 소나무와 초가가 보이는 울산조선소 부지사진만 들고 영국 버클레이은행을 방문했다.

미심쩍어하는 은행장에게 거북선그림이 있는 5백원짜리 지폐를 내보이며 “한국은 1500년대 이미 거북선을 만든 나라”라고 설득해 “선박 수주만 해오면 차관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건 유명한 얘기.

문제는 선박수주였다. 정회장은 서둘러 현지에서 선박 설계도면을 준비한 뒤 마침 파리에서 휴가중인 리바노스를 찾아갔다.

그리스 3대선주의 한사람인 리바노스는 “현대가 만드는 첫배를 당신한테 바치는 영광을 달라”는 정회장의 말에 선박건조 경험은 커녕 조선소조차 없는 현대에 26만t급 유조선 두척을 주문한다.

조선소 건설차관과 선박수주를 동시에 따낸 정회장은 울산 한쪽에서는 조선소를 짓고 한쪽에서는 유조선을 건조해 2년3개월만에 완공했다. 세계 조선사상 최단기 건조기록이었다.

리바노스는 그후로도 꾸준히 현대에 선박을 발주해 명명식 때마다 한국을 직접 방문해 정회장과의 교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명명식 전날인 10일에도 정회장은 리바노스회장부부와 딸 부부를 초청해 성대한 오찬을 대접하며 옛얘기를 나눴다.

〈이영이기자〉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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