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어업협상 타결/어민반응]『출어 해봐야 적자』반발

입력 1999-02-06 20:08수정 2009-09-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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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어업실무협상이 5일 타결되자 그동안 협상결과를 예의 주시해온 어민들은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상과 관련해 부산오징어채낚기협회 트롤업종 선장 및 기관장협회와 부산상어유자망협회 등 13개 협회는 최근 ‘전국어민총연합’을 결성한데 이어 다른 지역 어민단체들과 연대를 꾀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영남 및 강원지역 어민들은 6일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서의 어획할당량이 종전 어획량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데다 장어통발과 대게저자망어선 등은 조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며 대책을 호소했다.

어민단체들은 이번 협상결과로 인해 전국적인 어획손실액은 연간 1천5백억원 이상이며 실업과 수산물가공업체 피해 등을 감안하면 총 손실액은 4천여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 경남

경남 통영의 근해통발대책위원회(위원장 서원열·徐元烈·50)는 “어선 한 척에 7천∼8천개의 통발을 달고 나가야 경제성이 있는데 이번 협상에서 척당 통발수가 2천5백개 이하로 제한돼 조업을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근해통발대책위는 또 “이번 협상을 무효화하기 위해 상경투쟁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경남지역에서는 1백71척의 장어통발어선이 지난해까지 연간 6천여t(위판금액 3백억원)의 장어를 잡았으나 이번에 할당량이 연간 1천5백t(75억원)으로 정해져 75%나 감소했다는 것.

대책위측은 8일 오전 통영의 근해통발수협 조합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일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종전보다 어장규모가 30∼50% 줄어든 부산 대형저인망수협측은 “정부가 올해 대형저인망어선 감축작업과 관련된 예산을 4백22억원 편성했으나 어장축소 규모를 감안하면 관련예산이 5천억원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오징어채낚기협회 유종구(兪鍾久·49)회장은 “대화퇴어장의 조업수역이 종전보다 절반으로 축소돼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전국 5백여척의 어선 중 60% 이상이 조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허탈해했다.

▼경북 제주

경북 포항 영덕 영일 등 동해 남부지역 어민들은 사실상 대게저자망 조업이 불가능해져 앞으로 특산품인 영덕대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영일군수협 김삼만조합장(58)은 “이번 협상에서 저자망(바다 밑바닥에 그물을 깐 뒤 거둬들이는 조업방식)을 저인망(그물을 던져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바꿔 조업토록 했으나 저인망으로는 게를 잡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김조합장은 “관내 저자망과 통발어선 43척은 사실상 폐업에 들어갔다”며 “정부가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일본과 협상을 마무리한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한편 연승 및 채낚기어선이 주를 이루고 있는 제주지역 어민들은 까다로운 어로절차 등을 이유로 대부분 일본수역내 조업을 포기할 계획이다.

▼강원

강원도 해양수산출장소는 일본수역 내에서 조업할 지역어선은 오징어채낚기와 유자망통발어선 등 2백80여척으로 어업협정이 이행되면 연간 위판금액이 1백억원 이상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화퇴어장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오징어채낚기어선 1백50여척은 어장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됨에 따라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속초오징어채낚기선주협회 이종수(李鍾壽·75)전무는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도 어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협상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속초게통발협회 김태하(金泰河·53)상무는 “이번 협상으로 어장이 축소된 다른 지역 게통발어선들이 강원지역 동해안으로 밀려들 것”이라며 “우리 어민끼리 ‘출혈경쟁’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올해 50억여원을 들여 오징어채낚기어선 34척을 감축하는 등 2004년까지 1천4백83억원을 투입, 모두 93척을 줄이는 어업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도내 50t 이상 근해오징어채낚기어선 1백36척 중 25척에 대해 2∼7월에 명태 대구 우럭 등을 잡을 수 있도록 최근 저자망 겸업허가를 내주기로 했으나 효과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경인수·강정훈·석동빈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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