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외국기업에 문호 개방』…명예회원 영입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30분


재벌그룹의 이익단체 역할을 해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면모를 일신한다.

전경련은 이를 위해 창립이후 처음으로 대그룹 총수의 간담회 처럼 운영해온 전경련 회장단회의 멤버에 전문경영인을 대거 영입하고 외국기업을 전경련의 명예회원으로 영입한다.

전경련의 이같은 움직임은 재벌개혁에 대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고 특혜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 일반의 대재벌관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윤리헌장 제정도 이와 같은 맥락.

전경련은 21일 99년 첫 회장단회의를 열고 이같은 변화를 포함해 ‘주력업종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 등 개혁 5개항을 토대로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는 지난해 침통했던 분위기를 떨치고 IMF체제 극복을 위한 건설적인 대안이 많이 제시됐다는 후문. 회의에는 17명의 회장단 멤버중 이건희(李健熙)삼성 구본무(具本茂)LG 조석래(趙錫來)효성 김승연(金昇淵)한화 회장 등이 불참했다.

▽내부 체질개혁〓현재 17명인 회장단 멤버에 금융 정보통신 여성 중견기업 공기업대표 등 5명 정도를 합류시키는 방안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그룹 ‘총수 간담회’처럼 운영돼온 회장단회의를 ‘범재계 연합회의’ 성격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첫 단추를 채운 셈. 손병두(孫炳斗)전경련부회장은 “외국기업에 대해선 일단 명예회원으로 가입시키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정경유착 관행을 청산하는 내용을 담은 ‘윤리헌장’과 ‘행동강령’을 제정, 다음달 11일 정기총회에서 선포할 예정.

▽기업 구조조정〓회장단은 사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되 고용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시행하기로 했다. 손부회장은 “지난해 3백36건에 이른 분사(分社)와 수출확대를 통한 가동률 제고가 올해에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장단은 또 조양호(趙亮鎬)한진 부회장이 제안한 범재계 ‘Y2k’대책반 신설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대외경쟁력 확보〓회장단은 올해 흑자목표를 정부보다 50억달러 많은 3백억달러로 잡고 그 수단으로서 올해 예정된 20여차례의 다자, 쌍무간 민간경협 채널을 최대한 가동키로 했다. 전경련은 이달 25일 영국에 해외투자유치단을 파견하는 등 올해중 7개국에 투자유치단을 보낼 계획이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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