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퇴치연구 센 교수

  • 입력 1998년 12월 28일 19시 47분


“노벨상금을 빈민에 바치겠습니다.”

빈곤과 기아퇴치를 위한 후생경제학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인도의 아마르티아 센 영국 케임브리지대 트리니티칼리지 교수(65·사진).

센교수는 27일 고향인 인도 캘커타에서 열린 수상기념 리셉션에서 “노벨상금 7백60만크로나(약 12억7천만원)를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을 위한 교육 및 보건 자선단체 설립기금으로 내놓겠다”고 발표해 그의 학문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그는 “이 기금이 가져올 변화가 보잘것 없을 것으로 보지만 나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

센교수는 자신의 상금희사에 대해“1913년 인도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상금을 대학에 기증한 라빈드라나트타고르의 전통을 잇는 것일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외면해온 빈곤과 기아문제에 평생을 바친 공로를 인정받아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신선함을 던져 주었다. 33년 인도 벵골에서 태어난 그는 9세때 대기근으로 수만명이 굶어 죽는 참담한 현실에 충격을 받은 뒤 후생경제학에 투신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부재는 인권탄압뿐만 아니라 인간생존에 대한 위협”이라며 민주정부와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제사회도 그가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가슴의 경제학’을 추구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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