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스턴,혼외정사 들통나자 『정계은퇴』폭탄선언

  • 입력 1998년 12월 20일 19시 59분


‘물귀신 작전인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의를 하루 앞두고 ‘혼외정사’가 폭로된 보브 리빙스턴 의원(55)이 19일 탄핵투표에 들어가기 직전 연설에서 이미 내정된 하원의장직은 물론 정계를 은퇴한다며 폭탄선언을 했다.이는 워싱턴정가는 물론 미국민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정계은퇴의 변은 “클린턴대통령이 뒤따르기를 바라는 전례를 만들고자 한다”는 결연한 의지였다.

리빙스턴의원은 워싱턴 정가의 추잡성에 환멸을 느꼈기 때문일까. 클린턴대통령이 탄핵투료 하루전 전격적으로 이라크에 대한 공격명령을 내리면서 탄핵분위기가 약화되자 이튿날 전격적으로 탄핵추진을 선언했다. 그 배경에는 자신에 대한 ‘혼외정사’내막이 폭로된 직후였다. 물론 백악관의 소행으로 추측했다.

공화당의 최고 지도자이자 11선 의원인 리빙스턴의 정계은퇴는 클린턴에게 적잖은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도덕성에서 ‘나는 이만한 일로 사퇴하는데 더 추잡한 클린턴도 물론이다’라는 얘기다. 클린턴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그를 존경하며 사임을 재고해 주기 바란다’는 이례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클린턴대통령의 성추문이 몰고온 이른바 ‘성풍(性風)’희생자는 리빙스턴의원뿐만 아니다. 공화당 수뇌부가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 뉴트 깅리치 전하원의장이 올 11월 중간선거에서 성추문을 선거 전략으로 내세웠다가 패배해 의장직은 물론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다. 헨리 하이드 법사위원장도 ‘혼외정사’가 폭로돼 망신을 당했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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