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룡기업 짝짓기로 업계 지각 변동…올 8건

  • 입력 1998년 12월 3일 07시 27분


세계 거대기업들의 잇단 합병으로 업계가 지각변동하고 있다.

특히 1일 석유재벌 엑슨과 모빌의 합병은 지금까지의 기업합병중 최대 규모로 정유업계는 물론 ‘세계 10대 기업’의 순위마저 바꾸어 놓았다.

지금까지 최대 규모는 4월 미국의 거대 금융그룹이었던 시티코프와 트레블러스간의 합병으로 7백66억달러 규모였다.

로열 더치 셸에 이어 석유업계에서 세계 2위였던 엑슨은 미국내 주요 경쟁기업이자 미국내 2위였던 모빌과 8백10억달러에 합병했다.

‘엑슨 모빌’은 이번 합병으로 총매출액이 1천8백24억달러로 늘어나 석유업계 부동의 1위였던 셸(매출액 1천2백81억달러·97년 기준)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이에따라 석유업계는 엑슨모빌과 셸에 이어 8월 미국의 아모코를 합병한 브리티시석유(BP) 등의 순으로 재편됐다. ‘엑슨 모빌’은 또 제너럴 모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일약 세계 3위의 기업으로 부상했다.

엑슨은 통합으로 28억달러의 비용절감과 모빌이 우세를 보여온 카스피해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등에서의 사업확장으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기업의 인수합병 건수가 많은 것은 물론 그 규모가 크다는 것이 특징. 자동차사인 다임러벤츠와 크라이슬러의 합병(5월) 등 지금까지의 ‘10대 인수합병’중 8건이 올해 이뤄졌으며 모두 3백억달러 이상이다.

한편 미국의 경우 올해의 합병은 과거 반독점금지법 위반혐의로 분할명령을 받았던 기업들이 다시 합병에 나서 ‘분할에서 합병의 시대’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여줬다.

엑슨과 모빌은 전설적인 석유왕 존 록펠러가 운영하던 스탠더드 오일의 계열사였으나 1911년 법원명령으로 분리된 회사들이다. 7월 GTE를 인수한 전화회사 벨 애틀랜틱의 경우도 70년대초 AT&T에서 분리된 회사였으나 다시 합병에 나섰다. 과거에는 기업의 거대화에 대해 거부감이 많았으나 지금은 경쟁력회복과 생존을 위한 필요로 인해 진행되고 있어 국민의 반응이 다른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미 연방거래위원회와 유럽연합은 엑슨과 모빌의 합병에 대한 반독점급지 위반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구자룡기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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