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인권차관보에 고홍주씨 인준…한국계론 최고위직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42분


예일대 법대 고홍주(高洪株·44·미국명 해럴드 고)교수가 21일 무난하게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로 일하게 됐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미 연방정부 최고위직에 오르게 된 것.

상원은 고교수가 연방수사국(FBI)의 신원조회와 청문회 과정에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자 구두표결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고교수는 다음달 1일부터 인권차관보로서 활동을 시작한다.

고교수는 청문회 당시 “국무부 인권차관보로 인준받을 경우 전세계 인권과 노동자 권리 신장을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부 인권담당차관보의 정식 명칭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노동담당 차관보’. 세계의 민주주의와 인권, 근로자들의 권리를 신장하는 것이 임무다.국무부 서열로 보면 차관보는 장관―부장관―차관에 이어 4번째 등급. 인권차관보를 포함해 모두 19명의 차관보가 5명의 차관 밑에 배치돼 있다. 인권차관보는 세계문제담당차관의 지휘를 받도록 돼 있으나 대부분의 사안이 차관보 전결로 끝나기 때문에 인권문제에 관한 한 인권차관보의 결정이 거의 최종적인 것으로 봐도 좋다.

고교수가 지휘할 국무부 민주주의 인권 노동국(DRL)의 가장 주된 임무는 매년 세계 1백94개국의 인권상황을 조사해 발표하는 인권보고서 작성. 무역 안보와 함께 미국의 3대 외교정책의 골간을 이루고 있는 인권정책은 바로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또 △매년 12만명의 미국 망명신청자에 대한 심사에 관여하고 △보스니아와 같은 분쟁지역에서 실시되는 선거에 감시단을 파견하고 각국의 종교자유와 노동환경을 보호하는 것도 고교수의 임무다.

고교수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자문위원으로 국무부와 인연을 맺은 적이 있어 국무부가 낯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교수와 임무를 교대하게 될 존 셰턱 현 차관보도 고교수와 유사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고교수가 하버드대와 법대를 최우등과 우등으로 졸업해 예일대 석좌교수로 둥지를 튼 반면 셰턱 차관보는 예일대법대를 최우등으로 나와 하버드대 법대교수를 거쳐 부총장까지 지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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