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예산 타결…KEDO에 3천5백만달러 지원

  • 입력 1998년 10월 16일 19시 25분


미국 의회는 16일 마침내 1조7천억달러의 99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99회계연도가 1일 시작됐음에도 11월3일 중간선거를 의식, 팽팽히 맞서며 세차례나 협상시한을 연기한 끝에 이날 마지막 쟁점을 해결했다.

▼협상타결의 의미와 주요 예산항목〓이번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30여년만에 처음으로 흑자예산을 편성했다는 것과 85년 이후 평시 체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국방예산 증액이 이루어졌다는 것.예산안 타결은 전체적으로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으나 공화당도 국방예산을 97억달러나 증액하는데 성공, 역시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 쟁점이었던 7년간 초등학교 교사 10만명 채용을 위한 11억달러의 교육환경예산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신규출연금 1백80억달러 승인은 분명한 백악관의 승리다. 클린턴은 이 두 가지 예산을 관철시킴으로써 비록 의회로부터 탄핵조사를 받고 있지만 의회에 대한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한반도 관련 항목〓IMF 신규출연금의 지출조건중 한국관련조항은 당초 예상보다 약간 강경해졌다.즉 한국이 IMF와의 합의사항을 준수하지 않고 IMF자금을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섬유 조선 등 5개 업종에 직접 지원할 경우 IMF이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추가자금을 배정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영향력을 행사키로 하는 내용으로 확정됐다.

일단 한국이 IMF와의 합의사항을 준수하고 IMF자금을 특정 산업에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조항으로 인해 현재 30억달러 남은 IMF추가자금 지원이 봉쇄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한국이 감시대상으로 지목돼 명기된 것은 국가적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미 의회에 대한 외교력 부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IMF이사회의 투표권 중 43%를 점하고 있는 선진7개국(G7)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고 밝혀 IMF이사회에서 지출조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3천5백만달러의 지원예산안은 살아났다.

그러나 미 의회는 북한이 미사일 수출을 중단하고 핵개발을 동결했다는 사실을 클린턴대통령이 확인하지 않으면 예산지원을 언제라도 중단할 수 있는 조건을 부과했으며 행정부가 3천5백만달러 외에 다른 예산을 북한지원에 전용할 수 없다는 단서를 추가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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