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3주 앞으로]「클린턴 운명」걸린 票心은?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44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장래를 좌우할 미 중간선거가 3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11월3일 미 전역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는 하원 4백35명 전원과 상원 34명, 주지사 36명 그리고 주의원들이 새로 선출된다.

이번 선거는 하원 법사위의 탄핵조사를 받고 있는 클린턴 대통령의 운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언론들도 11일 중간선거에 관한 선거운동분위기와 유권자 반응 등을 일제히 보도했다. 미 언론들은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유권자의 투표율이 유례없이 낮아 50%를 훨씬 밑돌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7년째 계속된 호황으로 생활이 안정돼 있어 투표에 대한 관심이 적은 데다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스캔들에 식상, 정치적 냉소주의가 팽배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양당의 후보자들은 이같은 여론을 감안, 되도록 스캔들을 건드리지 않고 지역공약을 앞세우는 선거전략을 펴고 있으나 섹스스캔들이 투표일이 가까워지면서 지배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동안 섹스스캔들은 공화당의 우위를 굳혀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 의회보고서의 공개에서부터 탄핵조사표결에 이르기까지 공화당이 노골적으로 당파색을 드러냄에 따라 이에 대한 반발여론도 적지 않은 추세. 뉴욕타임스는 이날 “스캔들에 대한 유권자의 분노가 지지정당을 헷갈리게 하는 불확실한 상태로 만들었다” 선거분위기를 전했다.

여성과 흑인이 전통적인 표밭인 민주당은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 심정적 지지가 강한 흑인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는 반면 대통령의 거듭된 혼외정사에 실망한 여성 투표율은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어 여성유권자 공략에 부심하고 있다.

공화당은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는 보수’라고 불리는 보수적인 유권자층의 투표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체적으로 상하 양원 선거 모두 공화당이 지금의 우위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그 폭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재적 1백석인 상원에서 55석을 점하고 있는 공화당이 대통령 탄핵표결 정족수인 67석은 고사하고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저지선인 60석의 확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