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랜 라슨 美국무부차관보]『한국 내수진작 시급과제』

  • 입력 1998년 9월 24일 07시 59분


알랜 라슨 미국국무부 경제산업당담차관보는 올들어 세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라슨 차관보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와 중국 홍콩을 둘러보고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23일 오후 서울 정동 미대사관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의 경제개혁과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한국 정부의 경제개혁 수행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경제위기의 성격상 완전한 극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기업이나 은행이 성장회복을 위한 변화를 지연시키면 위험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시장을 통한 평가가 가장 정확하다.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증대됐고 환율도 안정됐다. 이런 면에서 한국의 초기 개혁정책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개혁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실업자가 1백50만명을 넘어섰다. 많은 국민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업보험, 근로자 교육프로그램, 노동시장 유연성 등이 지속적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더이상 경제성이 없는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은 경제조류에 역행하는 것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외자 유치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관망중이다.

“자산과 부채를 투명하게 볼 수 없는 기업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투명한 회계원칙이 적용돼야 하고 부채탕감 등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한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회복하기 위해 시급히 취해야 할 조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회보장이나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을 통해 내수를 진작하는 것이 시급하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아이들이 학교를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할 것이다.”

―기아자동차 2차 입찰이 유찰됐는데….

“수의계약보다는 공개적인 입찰절차를 밟는 것이 투명성 확보나 외국인투자자의 신뢰확보를 위해 좋다.”

〈황호택기자〉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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