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보고서 분석]르윈스키는 「맹랑한 아가씨」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22분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 공개로 드러난 빌 클린턴미국대통령의 각종 성적 기행(奇行)이 미국민은 물론 전세계에 수치심과 불쾌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미 언론들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백악관 인턴으로 들어간 21세의 모니카 르윈스키도 일반인들이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맹랑한 아가씨’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타보고서에 나타난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의 악연은 르윈스키에 의해 시작됐고 또 현직 대통령으로서 젊은 여성과의 관계에 자괴감을 느껴 ‘불륜’을 자제하기 위한 수차례의 노력이 르윈스키의 ‘눈물어린 호소’에 의해 무산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르윈스키가 백악관 무급 인턴으로 들어간 95년7월부터 두 사람의 첫 ‘관계’가 있었던 그해 11월 15일까지 르윈스키는 수개월 동안 대통령과 ‘눈맞추기’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르윈스키 자신도 이 당시 자신의 행동을 ‘집요한 집적거림(Intense Hlirting)’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윽고 행정부 직원들의 파업 이틀째인 그해 11월15일 르윈스키는 초저녁 백악관 비서실장 방에서 마침 대통령과 둘만이 남은 짧은 시간에 스커트를 올려 속옷 끈을 보여주며 유혹하는 대담성을 보였다. 그런 몇시간후 클린턴과 르윈스키는 ‘첫관계’를 가졌다.

클린턴은 96년과 97년 몇차례에 걸쳐 워싱턴 워터게이트 아파트에 머물고 있는 르윈스키에게 “40세가 넘은 나이이고 이제 가정에 충실하려고 한다”며 “관계를 중단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르윈스키는 울먹이면서 관계를 계속하기를 호소하면서도 “어머니에게 이르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그녀의 찰거머리같은 집요함에 기가 질린 클린턴은 “미합중국 대통령을 협박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달랬을 정도였다.

르윈스키는 또 자신이 선물한 넥타이를 매고 대통령이 공석에 나오게 함으로써 사랑을 확인하는 한편 대통령의 마음을 붙잡아 두고자 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프리랜서 작가인 르윈스키의 어머니 루이스가 세계3대 테너가수에 대한 책을 저술한 후 이중의 한 명이 플라시도 도밍고와의 ‘관계’를 흘렸으나 허위로 밝혀진 적도 있다며 르윈스키가 대통령을 향한 집요함을 보인 것은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르윈스키는 대통령과의 스캔들이 공개된 후 막강한 변호인단을 동원한 ‘백악관의 위세’에 눌린 ‘가련한 아가씨’로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클린턴의 부도덕성 못지않게 르윈스키의 ‘욕심과 허영’도 ‘섹스스캔들’을 파국으로 몰았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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