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살아서는 ‘미국인의 우상’ 베이브 루스(27년 60개)의 기록을 깼기에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에게 날아온 것은 그라운드에서는 관중의 야유였고 밖에서는 협박 전화와 편지뿐이였다.
그는 또 죽어서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통산 타율이 2할6푼이고 통산 홈런도 2백75개라는 것이 이유지만 그보다 루스라는 ‘금단의 사과’를 땄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일까. 매리스가 61호 홈런을 친 61년 10월1일부터 정확하게 2년뒤인 63년 10월1일 맥과이어가 태어났다. ‘절반의 성공’에 그친 매리스의 한이 그렇게 맥과이어에게 전달됐는지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맥과이어는 9일 62호 홈런의 대기록을 세우고 홈을 밟은 뒤 ‘매리스가 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