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스 「빅맥」덕보다』…맥과이어 추모계기 死後각광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20분


로저 매리스의 진정한 기일(忌日)은 98년 9월9일일지도 모른다. 병든 육체는 85년 암으로 이승을 등졌지만 영혼이 깃들인 기록은 이날 깨졌기 때문이다.

그는 살아서는 ‘미국인의 우상’ 베이브 루스(27년 60개)의 기록을 깼기에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에게 날아온 것은 그라운드에서는 관중의 야유였고 밖에서는 협박 전화와 편지뿐이였다.

그는 또 죽어서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통산 타율이 2할6푼이고 통산 홈런도 2백75개라는 것이 이유지만 그보다 루스라는 ‘금단의 사과’를 땄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명일까. 매리스가 61호 홈런을 친 61년 10월1일부터 정확하게 2년뒤인 63년 10월1일 맥과이어가 태어났다. ‘절반의 성공’에 그친 매리스의 한이 그렇게 맥과이어에게 전달됐는지 모른다.

그래서였을까. 맥과이어는 9일 62호 홈런의 대기록을 세우고 홈을 밟은 뒤 ‘매리스가 저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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