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파장]日열도 『방위청은 뭐했나?』비판 고조

  • 입력 1998년 9월 1일 19시 50분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일본열도에 던진 충격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일본 방위청의 최초발표와 달리 미사일 탄두가 일본 북부지방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민당 민주당 자유당 등 일본 정당들은 1일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비난하고 정부에 강력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이 일본전역을 사정권(射程圈)으로 하는 대포동미사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전역미사일방위(TMD)구상을 현실화하라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또 미사일 탄두가 떨어진 태평양 해역이 일본의 항공기와 선박이 지나는 항로에 위치한 점을 들어 항공업계와 어민단체들도 정부에 일제히 대응책 마련을 요구했다.

일본언론도 일제히 북한의 이번 미사일시험발사를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고 상식을 저버린 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은 일본정부에 가급적 냉정한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요미우리신문 등 대부분의 신문들은 모두 TMD구상 참여 등 강경대응을 주문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방위청의 정보수집능력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방위청은 북한의 미사일시험발사후 계속 미사일이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발표하다가 한국 국방부보다 무려 6시간이나 늦은 밤11시가 돼서야 정확한 탄착지점을 발표했다.

방위청은 당초 이 미사일이 동해에 떨어졌다고 발표했으나 한국 등으로부터 미사일이 2단계이며 산리쿠(山陸)앞바다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소식이 들어오자 크게 당황해 했다.

1일 열린 긴급 각료회의에서 세키야 가쓰쓰구(關谷勝嗣)건설상을 비롯한 참석각료들조차 “국가 존망의 위기인데도 일본은 미사일 탄두가 어디에 떨어졌는지도 제대로 몰랐다”며 방위청을 강력히 비판했다.

또 언론들도 “한국 국방부는 이미 오후5시에 정확한 탄착지점과 미사일종류를 알고 있었는데도 일본 방위청은 이를 부인,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등 야당들은 조만간 국회 안전보장위원회를 열어 정부의 위기대처능력을 따질 방침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윤상삼·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